▶ 판매 부진 전기차로 시작…6개월 미만 구독 서비스↑
▶ 업체는 쌓인 재고 털고 바이어는 구매부담 덜어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고 짧은 기간 임대하거나 월 단위로 빌려 타는 초단기 임대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보스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라이언 존슨은 차량 구독서비스 예찬론자다. 벌써 4번째 차종을 바꿔 타고 있다. 현재 그가 구독서비스를 하고 있는 차종은 볼보의 중형 SUV인 XC60 하이브리드다.
존슨은 “XC60은 2021년부터 구독서비스를 해오고 있다”며 “2020년부터 자동차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전기차 구입을 위해 계획 보다 일찍 하이브리드 모델을 타 보고 있다”고 했다. 존슨이 매월 구독서비스로 부담하는 비용은 1,300달러. XC60의 차값은 7만4,000달러다. 존슨은 “구독료에 보험료와 차량관리비까지 포함되어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름버그 통신은 “자동차의 초단기 임대나 구독서비스는 경제적 미래가 불투명한 젊은 세대는 물론 생활이 안정된 중장년층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초단기 임대나 구독서비스 수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볼보의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 모델을 판매하는 폴스타 USA는 인기 모델인 폴스타3 구매 전에 폴스타2 세단을 5개월 정도 단기 임대하는 ‘유연 임대’ 서비스를 지난 10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그레거 햄브로 최고경영자(CEO)는 “초단기 임대는 일종의 테스트 주행의 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보면 된다”며 “경쟁 업체들에 뒤지지 않으려고 초단기 임대와 구독서비스 시장에 발을 담그게 됐다”고 했다.
28일 블룸버그 통신은 전기차를 초단기 동안 임대해 사용하거나 매월 사용료를 내고 임대하는 구독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생산업체와 판매업체(딜러)들은 미국 내 초단기 임대와 구독서비스 시장에 속속 진출해 치열한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자동차 구독서비스 업체 핀은 차량 구독자의 집까지 차 배송 서비스로 유명하다. 11개 주에서 성업 중으로 지난 4년 동안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미 전역에 25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오토네이션도 최근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차량 구독서비스를 론칭했다. 오토네이션은 특히 전기차를 중심으로 3년 장기 임대에 식상한 수요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자동차 구독서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현대차가 지난 2월부터 코나 전기차 모델과 아이오닉5를 월 단위로 대여할 수 있는 ‘이볼브 플러스’라는 구독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월 699달러와 899달러로 1,000마일까지 운행거리를 보장하고 유지보수, 등록, 긴급출동, 보험 비용이 포함된다. 현재 6개주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초단기 임대와 구독서비스를 통한 신차 판매량이 전 세계 판매에서 15%까지 차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딜러들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초단기 임대나 구독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전기차 판매 둔화로 쌓여 있는 전기차 재고를 활용하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JD파워의 6월 조사를 보면 66%에 달하는 미국 소비자들이 비싼 차값에 대출 금리도 높아 전기차 구매를 꺼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시장정보업체 카르루스에 따르면 전기차 재고는 전년 대비 5배나 증가했다. 오토네이션의 경우 전기차 판매에 60일이 소요되고 있는데 이는 개솔린 차량에 비해 2배나 늦은 판매 속도다.
하지만 초단기 임대와 구독서비스를 놓고 업계 일각에선 2017~2019년 차량 구독서비스의 실패 사례를 재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구독서비스로 다양한 모델의 재고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부페식 메뉴처럼 다양한 차종을 보유해야 하지만 실제 구독자들이 타는 차종은 1~2개에 집중돼 비용 대비 이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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